최초의 흑인노예 사진으로 재소된 하버드 대

AFP통신에 따르면 자신을 노예 후손이라고 밝힌 태머라 러니어란 여성은 이날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버드대의 과거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태머라가 공개한 흑백사진에는 흑인 남성과 여성이 벌거벗은 채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하버드에서 백인우월주의를 연구한 루이스 애거시가 1850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촬영한 것이다.


문제가 된 사진들은 1850년 이 대학의 저명한 인류학 교수였던 루이스 애거시즈가 사진사에게 의뢰해 촬영한 것으로, 미국 흑인 노예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최초의 사진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렌티와 그의 딸 델리아로 밝혀진 부녀 노예, 그리고 다른 11명의 노예들을 벌거벗긴 채로 세운 뒤 초기 은판 사진술을 이용해 여러 각도에서 이미지를 포착한 것이다.


이 사진은 오래 전에 사라졌다가 1976년 하버드 대학 부속 피바디 박물관 다락에서 발견됐고 대학이 주최한 학술회의, 대학이 발행한 출판물들을 통해 외부에도 알려지게 됐다.


사진에 등장하는 흑인 노예 렌티의 직계 후손이라고 주장하는 코네티컷주의 시민 타마라 래니어가 하버드 대학을 상대로 한 소송의 당사자다. .


래니어는 이날 매사추세츠 주법원에 낸 소장에서 대학측이 사진들을 "부당하게 점유"하면서 거듭된 반환 요청을 외면해 왔으며 또한 학술회의, 출판물에 사진들을 사용함으로써 "파렴치하게"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의 즉각 반환과 피해 배상이 원고측이 내건 요구 조건이다.


이에 대해 하버드 대학 대변인은 아직 소장을 받지 못해 논평할 입장이 아니라고만 답했다.


소장에 따르면 애거시즈 교수는 인종 우열을 입증하려는 목적에서 순수한 아프리카 혈통의 흑인 노예를 찾고자 플랜테이션 농장을 순회하는 과정에서 렌티와 델리아를 만났다는 것이다.


 


애거시즈 교수가 열렬히 지지했던 인류 다기원론은 결국 오류로 취급받고 있지만 하버드 대학 곳곳에는 오늘날에도 그가 남긴 자취를 볼 수 있다.


그는 대학 부속 비교동물학 박물관을 설립했으며 대학 극장은 그를 기리는 뜻으로 애거시즈 하우스로 명명됐다. 자연사 교수였던 부인 엘리자베스는 래드클리프 대학을 설립하고 초대 학장을 지낸 바 있다.


 


원고인 래니어는 소장에서 애거시즈 교수가 노예들의 동의를 얻지 않은 만큼 합법적으로 사진을 소유한 적이 없으며 하버드 대학에 넘길 권리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녀는 대학측이 흑인 노예 렌티와 그의 딸 델리아를 모욕한 책임, 미국의 노예 제도를 영속화하고 정당화하는 데 가담한 사실을 인정할 것도 아울러 요구했다.


한편 원고측 변호인은 이번 소송이 하버드 대학에 역사의 오점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며 "노예 제도에 대해 최종적으로 속죄할" 용기를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근년에 들어 드루 파우스트 전 총장을 비롯한 하버드 대학 지도부는 노예 제도를 조장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자세를 취한 바 있다.

글로벌 뉴스

제목 등록 조회 일자
한국인 보다더 한국 사랑..JJ 그래함 글로벌한인 3677 03/20/19
중국계 로비스트 성매매 스파 운영 일파만파 글로벌한인 3723 03/19/19
정치 공방 그만하고 이민법 현대화 해야 글로벌한인 3579 03/19/19
폼페오 "비핵화에 필요한 진전 없어…협상 계속할 것" 글로벌한인 3509 03/19/19
해외 이민서비스국 폐쇄 조치 들어 가나 글로벌한인 3608 03/18/19
뉴질랜드 이슬람사원 총격… 사상자 100명 육박 글로벌한인 3616 03/15/19
미국 사상 최고액 복권 당첨자, “기부하겠다” 글로벌한인 3985 03/15/19
웜비어 사망 책임 판결문 돌려 보낸 북한 글로벌한인 3464 03/15/19
미국 대학 입시 비리에 돈세탁까지 등장 글로벌한인 3673 03/14/19
식용유는 유전자 편집, GMO 규제 안받아 이미 식당가에서 사용 글로벌한인 3584 03/14/19
브렉시트 오랜시간 표류할 수도 있다. 글로벌한인 3533 03/13/19
미국판 스카이 캐슬...브로커까지 끼고 거액의 입시 부정 글로벌한인 3681 03/13/19
비행기 사고에도 UN직원... 가장 위험한 일하는 그들 글로벌한인 3600 03/12/19
트럼프의 외교는 부동산 거래하듯이.. 체니 비판 글로벌한인 3456 03/12/19
중국,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에 이어 모로코항공도 보잉737맥스 운항 중단 글로벌한인 3903 03/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