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토로기념관 개관...한일 양국 모금과 자원봉사 신청 쇄도

일제 강점기 비행장 건설 과정에서 모인 조선인이 살아 온 '우토로 마을'의 역사를 알리고 평화를 염원하는 우토로평화기념(祈念·기원함)관이 문을 연다.

일반재단법인 우토로민간기금은 우토로 마을의 주소지인 일본 교토부 우지시 이세다초 51번지 한쪽에 지상 3층 연면적 약 461㎡ 규모의 우토로평화기념관을 30일 개관한다.

정식 개관을 앞둔 27일 우토로를 방문해 기념관 내부를 살펴봤다.

전시물은 일제 강점기 우토로 마을이 형성된 이유나 이곳에 거주하던 조선인들의 생활상 등을 방문자가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예를 들면 1988년에서야 상수도 공사가 시작될 정도로 기반 시설이 열악했다는 점을 실감하도록 주민이 사용했던 모터 펌프나 재래식 수동 펌프를 전시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 발효와 더불어 일본 국적을 박탈당한 조선인들이 지문 날인 거부 투쟁을 하는 등 차별적 대우와 맞서 싸운 기록도 소개했다.

퇴거 소송을 당한 주민이 송달받은 두툼한 소장 부본은 부동산 계약이나 법을 잘 몰랐던 우토로 조선인에게 사법의 문턱이 얼마나 높았는지 조금이나마 생각하게 하는 자료였다.

집이 철거될 위기에 처한 주민들이 시위하거나 각계를 찾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하는 등 주거권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여럿 전시됐다.

꽹과리, 장구, 북, 징 등 사물놀이 악기와 조선학교 설립에 관한 자료 등 우토로 주민이 정체성을 유지하려고 애쓴 흔적도 전시장 한쪽을 채웠다.

재단은 개관을 기념해 우토로에서 살다 별세한 재일 조선인 1세의 사진과 이들이 생전에 남긴 말을 모아 기획 전시를 하고 있었다.

재단은 1943년 무렵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 '한바(飯場·함바)라고 불린 조선인 합숙 시설 일부를 기념관 앞마당에 옮겨 설치해놓기도 했다.

1980년대 중반까지 실제 주거지로 사용되던 판잣집인데, 옮기는 과정에서 실제와 다르게 너무 깨끗하게 손질돼 버렸다고 재단 관계자가 전했다.

기념관 건설에는 약 2억엔(약 20억원)이 들었다.

대부분을 한국 정부가 출연했고 기념관 운영을 위한 비용 모금에 다수의 한일 양국 시민이 참여했다. 60명이 넘는 이들이 자원봉사자로 등록했다.

크라우드 펀딩을 했는데 정보기술(IT)에 익숙하지 않은 한 고령 여성이 현금 100만엔(약 1천만원)을 들고 찾아온 일도 있었다고 재단 측은 소개했다.

2000년 최고재판소의 판결을 계기로 우토로 마을이 없어질 위기에 처했던 것에 비춰보면 주민들을 위한 아파트가 건설되고 한일 양측이 힘을 모아 기념관까지 개관하는 것은 재일 조선인의 역사를 기억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만하다.

다가와 아키코 우토로평화기념관 관장은 "우토로를 지킨다는 것이 정말 희망이 보이지 않는 때도 있었다"면서 그런데도 우토로 사람들은 "사람의 생활이 그렇게 간단히 업신여겨도 될 리가 없다. 사람의 인생을 짓밟아도 될 리가 없다"며 용기를 잃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우토로의 조선인들이 "심한 차별도 당했지만 작은 기쁨도 함께 느끼며 우토로라는 마을을 만들었다. 우리는 우토로 마을을 어딘가 남기고 싶다"며 기념관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다만, 기념관 개관 준비가 한창이던 작년 8월 벌어진 방화로 전시를 위해 보관 중이던 세움 간판 등 사료가 다수 소실돼 전시물 중 사진이 많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10살 무렵부터 우토로에 거주한 재일 조선인 2세 정우경(81) 씨는 "당시 생활에 쓰던 진짜 물건이 있으면 좋겠지만, 미리 가서 보니 별로 없어서 좀 쓸쓸했다"면서도 "많이 와서 감상하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단은 30일 오전 11시에 기념식을 열고 같은 날 오후 1시부터 일반 개관을 시작한다.

매주 월·금·토·일요일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문을 열고 화요일에는 단체 관람객 전용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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