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도핑 문제 병원장과의 대화 파헤쳐
02/04/15박태환(26)이 금지 약물 양성반응 통보를 받은 이후에 '도핑 파문'이 일어난 T 병원 김모 원장과 나눈 대화 내용을 녹음해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는 이에 대해 "박태환이 김 원장에게 '아무 문제가 없는 주사약이라고 해놓고 이게 무슨 일이냐'라고 강하게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김 원장은 4일 "박태환 측이 대화를 녹음했는지 몰랐으며, 박태환이 내게 언성을 높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우리 병원의 안티 에이징(노화 방지) 프로그램을 받는 사람들에겐 모두 남성호르몬 치료를 받는다고 알려준다. 박태환에게도 마찬가지였다"라고 말했다.
◇"누나가 호르몬 질문 되풀이"
김 원장은 "작년 11월 초쯤 박태환의 누나가 혼자 병원에 와서 주사에 대해 물어봤다"면서 "처음엔 '(박태환이) 도핑에 걸렸다'고 하더니 '그런 거 아니다'라고 했다가 또 '조금 걸린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박태환의 누나는 '앞으로 선수 관리하려고 병원마다 돌아다니면서 진료 내용을 받고 있다'고 하더라"고도 말했다. 박태환의 누나는 소속사인 팀GMP에서 마케팅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박태환은 작년 7월 T 병원에서 테스토스테론 성분의 남성호르몬제 '네비도'를 맞았다. 그는 작년 9월 3일 WADA(세계반도핑기구)의 불시 도핑테스트를 받았으며, 10월 말에 양성반응 통보를 받았다.
박태환은 작년 11월 말 누나와 함께 T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김 원장은 "박태환의 누나가 '이 남성호르몬 정말 아무 문제 없는 겁니까?' '운동하는 애들 맞아도 돼요?'라는 질문을 되풀이했다"면서 "난 '전혀 문제없다. 우리 회원들도 다 맞고, 운동하고 골프도 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서 박태환의 누나는 '도핑이 나왔는데 뭔지 모르겠다'면서 '태환이가 여기 프로그램이 참 좋다고 하던데, 나도 다녀야겠다'라는 식으로 말해 불만이 있다고는 전혀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태환 측이 '남성호르몬이 문제없느냐'고 수차례 물어왔다"는 김 원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박태환 측은 애초부터 주사 성분(남성호르몬)을 알았고, 투여를 허락했다는 뜻이 된다. 박태환 측은 지난달 김 원장을 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하면서 "의사에게서 주사 성분이 금지 약물과 관계없다는 확인을 여러 차례 받았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검사가 '박태환 측이 작년 11월에 변호사가 있는 자리에서 녹취를 했다더라'고 하기에 '나는 몰랐다. 변호사와 같이 앉았던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박태환, 간호사에게도 접근
김 원장은 박태환과 그의 누나가 병원을 찾아 같은 질문을 되풀이했는데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제 심리가 사람 도와주는 쪽이어서"라고 대답했다.
김 원장은 "박태환이 작년 11월 초 간호사의 카카오톡(휴대전화 메신저)에 '누나, 그날 나 엉덩이에 굉장히 아팠던 그 주사 뭐지?'라고 물었다더라. 마치 몰랐던 것처럼"이라면서 "간호사가 '남성호르몬이잖아요'라고 답했더니 '나 남성호르몬 맞았어요?'라고 되물었다더라"고 말했다. 그리고 "박태환이 작년 7월에 주사를 맞고 아팠다면 왜 11월에 그런 문자를 보냈겠느냐"면서 "다른 정맥주사와 달리 호르몬 주사는 지용성이라 몹시 아프고, 맞고 나서도 2~3일 뻐근하기 때문에 간호사가 주사 전에 항상 설명을 한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회원제인 T 병원에 20회 이상 다녔으며, 연간 회비(3300만원)를 낸 회원들이 받는 것보다 더 비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 주치의 있으리라고 생각"
김 원장은 "검찰에서 박태환에게 남성호르몬 주사를 두 번(2013년 12월·2014년 7월) 놔줬고, 그 사이에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모두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시술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면서 "검찰에서도 (남성호르몬 외에) 다른 부분은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난 박태환 같은 세계적인 선수를 봐주는 스포츠 주치의가 있고, 회사에서 치밀하게 스크리닝(검진)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그 회사가 절 고소하고, 제가 갑자기 주치의처럼 비치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태환 측은 이날 본지의 확인 요청에 대해 "검찰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겠다"며 "청문회가 끝나고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박태환의 소속사인 팀GMP 측은 조만간 나올 검찰 조사 결과를 오는 27일 열리는 FINA(국제수영연맹) 청문회의 소명 자료로 삼을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