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공습 재개…걸프전선 다시 확전 문턱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확전 문턱에 섰다. 미국은 이란 측 공격으로 군인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고 밝힌 뒤 이란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작전은 연속 여덟 번째 밤으로 이어졌고, 쿠웨이트와 바레인에서도 이란의 미사일·무인기 공격을 요격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한 달가량 유지되던 임시 휴전이 무너진 뒤 보복과 재보복이 빠르게 누적되면서 제한된 충돌을 관리할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

이번 국면에서 가장 위험한 요소는 공격 목표가 여러 나라와 시설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이 미군 기지와 걸프 동맹국을 동시에 압박하면 미국은 방공 지원과 추가 타격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걸프 국가들은 미국의 안보망에 의존하지만 자국 도시와 항만, 에너지 시설이 보복 대상이 되는 상황은 피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공개적으로는 방어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물밑에서는 공격 범위 제한과 중재 재개를 요구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민간 선박 운항도 다시 불안해졌다. 군함과 무인기, 유조선이 좁은 수로에서 동시에 움직이면 식별 오류나 강제 승선 같은 사건이 군사 충돌로 번질 수 있다. 선박이 직접 피해를 입지 않더라도 위험지역 보험료와 선원 수당, 항만 대기시간이 늘어난다. 정유사와 발전회사는 계약된 물량을 제때 받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현물시장에서 대체 물량을 구하거나 비축분을 늘려야 한다.

미국 국내정치에서는 군인 사망이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여론을 키울 수 있다. 반면 전쟁이 장기화하면 유가와 생활비, 추가 병력 배치가 행정부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의회는 작전의 법적 근거와 목표, 종료 조건을 따질 가능성이 높다. 목표가 이란의 공격 능력 억제인지, 항로 통제 회복인지, 제재 협상 복귀인지 불명확하면 군사적 성공을 정치적 출구로 연결하기 어렵다.

이란 역시 공격을 중단하기 쉽지 않다. 미국의 연속 공습을 받은 뒤 별다른 대응 없이 협상에 복귀하면 국내 강경파와 군 조직의 반발을 살 수 있다. 그러나 걸프 국가의 민간시설이나 상선에 큰 피해를 주면 주변국을 미국 편으로 더 강하게 밀어 넣을 수 있다. 이란이 선택할 수 있는 보복 수단은 많지만, 어느 수단이든 통제 가능한 수준을 넘지 않도록 계산해야 하는 제약이 있다.

당분간 판단해야 할 지표는 공습 횟수보다 실제 피해 범위다. 미군과 이란군의 추가 인명 피해, 걸프 국가의 방공 상황, 호르무즈 통과 선박 수, 원유 선적 일정이 확전 여부를 가늠하게 한다. 오만이나 카타르가 군사 연락망과 억류자·항로 협상을 복원하면 제한적 휴전 가능성이 생긴다. 반대로 민간 선박이나 대형 에너지 시설이 공격받으면 위기는 중동 안보를 넘어 세계 물가와 공급망의 문제로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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