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협상 기대감에 국제유가 급락…호르무즈 개방 촉각

미국이란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놓고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소폭 상승에 그친 반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대 넘게 급락하는 등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한 시장분석가는 "트럼프의 세계에서는 금요일은 전쟁의 날이고 월요일은 시장의 날"이라며, 주말 사이 벌어진 지정학적 이벤트가 개장과 동시에 유가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가격 급락의 계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이란의 요청을 받아들여 계획됐던 군사작전을 보류한 것이다. 시장은 이를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정상화로 이어질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실제 현장 상황은 낙관과는 거리가 있다. 해협은 여전히 사실상 봉쇄된 상태이며, 통과를 시도하는 유조선에 대한 공격이 계속 보고되고 있어 시장의 기대와 현실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평시 기준으로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길목이다. 전쟁 발발 이전에는 하루 평균 130여 척의 선박이 이곳을 지났지만, 충돌이 격화될 때마다 통행량은 급감을 거듭해왔다. 실제로 최근 몇 달 사이 유가는 배럴당 70달러대와 100달러대를 오가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는데, 이는 협상 진전 소식과 무력 충돌 재발 소식이 번갈아 시장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원유 공급망의 취약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유럽 대형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는 중동 불안 속에서도 오히려 강세를 보이는 역설적인 흐름이 나타났는데, 이는 유가 상승기에 정유 및 판매 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항공, 물류 등 에너지 비용에 민감한 업종은 유가 변동성 확대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후반에서 80달러대 사이의 넓은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협상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한, 시장은 "최선의 시나리오를 앞서 반영하는" 패턴을 반복하며 뉴스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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