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28년 만에 엔화 공동개입…국채 매도 우려 차단
08/04/26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급락하자 미국과 일본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공동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엔화는 한때 달러당 163.73엔까지 밀렸다가 당국의 개입 이후 157.57엔 선까지 반등했다. 양국 통화당국이 함께 시장에 개입한 것은 아시아 외환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단순한 환율 방어 이상의 셈법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당국이 가장 우려한 지점은 일본이 보유한 막대한 규모의 미국 국채였다. 일본은 외국인으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 국채 보유국으로, 엔화 약세가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될 경우 일본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 국채를 대량으로 매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확산돼 있었다. 미 당국자들은 이번 개입 배경을 설명하며 연방준비제도의 'FIMA 레포 창구'를 통한 유동성 공급 방안도 함께 거론했는데, 이는 국채를 직접 팔지 않고도 달러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해주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이번 공동개입은 최근 수개월간 이어진 글로벌 시장의 혼란과도 맞물려 있다. 중동에서의 무력 충돌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면서 각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고, 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신 폭을 좁혀왔다. 일본은행 역시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정책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급격한 엔화 약세는 수입물가를 자극해 통화정책의 딜레마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개입 발표 직후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는데,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 기업들의 주가는 부담을 받은 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소 완화되며 일부 지역 증시는 낙폭을 줄였다. 동시에 에너지 관련주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유가 강세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화정책 변수가 뒤섞인 복잡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동개입이 일회성 대응에 그칠지, 아니면 장기적인 정책 공조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경제협력이 심화되는 흐름 속에서, 이번 조치가 단순한 환율 방어를 넘어 양국 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새로운 협력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