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재개방 협상 난항…통행료·검사권 충돌
08/06/26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핵심 조건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히 크다. 공개된 협상 구상에는 이란이 걸프만으로 들어오는 선박의 입항을 통제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이런 권한을 인정하면 이란은 오랜 기간 요구해 온 해협 관리권을 상당 부분 확보하게 된다.
가장 민감한 쟁점은 선박 검사와 통행료다. 미국은 민간 선박에 별도의 화물 수수료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일정 비율의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오만은 양측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중간 수준의 수수료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행료가 사실상 제재 보상이나 정치적 승인으로 해석될 수 있어 합의가 쉽지 않다.
해협의 재개방은 원유 생산량보다 운송의 정상화를 의미한다. 유조선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전쟁위험 보험료가 내려가야 정유사와 발전소가 실제로 공급 회복을 체감할 수 있다. 선박자동식별장치가 다시 켜지고 항만 대기시간이 줄어드는지, 우회 운항이 중단되는지가 합의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지표가 된다.
이전의 휴전 시도는 핵심 조건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짧은 시간 안에 무너졌다. 정치 지도자의 낙관적인 발언만으로는 선장과 보험사, 선주가 위험을 낮게 평가하지 않는다. 누가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어떤 절차로 분쟁을 중재할지, 군함과 민간선박의 운항 규칙을 어떻게 구분할지 구체적인 문서가 필요하다.
미국의 장거리 정밀무기 재고가 크게 줄었다는 점도 협상에 영향을 준다. 군사적 압박을 계속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유지하려 해도 토마호크와 장거리 미사일을 빠르게 보충하기 어렵다면 실제 선택지는 좁아질 수 있다. 이란은 미국의 군수 부담을 계산하며 협상에서 더 많은 권한과 제재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해협 합의는 중동의 모든 정치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세계 경제의 급한 불을 끌 수 있다. 다만 선박 입항권과 검사, 수수료가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으면 이란이 통항을 외교적 압박수단으로 반복 사용할 수 있다. 국제 감시와 분쟁조정, 민간 운항의 예측 가능성을 함께 보장해야 재개방이 일시적 휴지기가 아닌 안정적인 해상질서로 이어질 수 있다.
합의가 성립하더라도 초기에는 시험운항과 단계적 통항 확대가 필요하다. 국제기구와 중재국이 선박 목록과 검사기록, 수수료 수입을 공개하면 불신을 낮출 수 있다. 상업선박과 군함의 통행절차를 구분하는 세부 규칙도 마련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