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월가 후퇴…호르무즈와 미 물가가 시장 흔들어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미국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시장은 이란과 오만의 통항로 협상 진전보다 이란과 미국 사이에 남아 있는 제재와 봉쇄, 전쟁배상 문제를 더 크게 반영하기 시작했다. 원유 공급이 실제로 늘기 전까지 선박 통항 제한과 높은 보험료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유가를 끌어올렸다. 유가 상승은 주식시장에 업종별로 다른 영향을 준다. 에너지 기업은 원유가격 상승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항공과 운송, 화학, 소비재 기업은 연료와 물류비 부담이 커진다. 가계가 휘발유와 전기료에 더 많은 돈을 쓰면 다른 소비지출을 줄일 수 있어 소매와 서비스업에도 영향을 준다. 투자자들은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를 앞두고 특히 서비스와 주거비, 에너지 부문의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고용이 예상보다 약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물가가 다시 높아진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고용이 둔화하는 가운데 물가가 오르면 연준은 경제를 더 약하게 만들 위험을 감수하면서 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한다. 채권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경계와 국채 공급 부담이 동시에 반영되고 있다.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기대인플레이션이 올라 장기금리 하락을 제한할 수 있다. 달러도 미국 금리가 오래 높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질 때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현재 시장의 핵심은 외교 발표와 실물지표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다. 협상에서 긍정적인 발언이 나오더라도 선박 통과량이 늘지 않으면 원유 공급은 개선되지 않는다. 물가 역시 헤드라인 수치가 낮아도 서비스와 주거비가 높은 상태라면 중앙은행이 안심하기 어렵다. 이번 주의 금융시장 방향은 호르무즈의 실제 운항 회복과 미국 물가의 세부 구성이 같은 방향으로 개선되는지에 달려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원유 선물가격만 보지 않고 중동발 유조선 운임과 전쟁위험 보험료도 함께 확인하고 있다. 운송비가 높은 수준에 머무르면 현물 원유가격이 안정돼도 정유사와 항공사의 실제 비용은 천천히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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