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우크라 800억달러 지원…러시아 강력 반발

나토가 튀르키예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군사지원과 집단방위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유럽 안보 지형이 다시 긴장 국면으로 들어갔다. 회원국들은 2026년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규모를 700억유로, 달러 기준 약 800억달러 수준으로 제시했고, 동시에 조약 5조의 집단방위 약속을 재확인했다. 러시아는 이를 유럽 대륙의 군사화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발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굳어진 가운데, 서방이 단순한 지원을 넘어 장기 억지 체계를 구축하려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러시아 외무부는 나토 결정이 러시아와의 무력 충돌 준비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은 나토가 방위력 증강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이러한 결정이 세계적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표현은 과장된 선전의 성격도 있지만, 동시에 크렘린이 이번 정상회의를 실질적 위협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방의 무기 지원이 커질수록 러시아는 핵 억지와 비대칭 대응을 더 자주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나토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우크라이나가 방공망과 장거리 타격 능력을 잃으면 러시아는 전선을 넘어 유럽 전체의 안보 압박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회원국들은 패트리엇 방공체계, 장거리 미사일, 드론 방어 체계 등 실전 수요가 큰 장비를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하려 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무기 거래 규모가 최소 500억달러 이상 언급된 것도 유럽 방산 산업의 구조적 재편을 예고한다. 전쟁은 군사 지출을 일시적으로 늘리는 수준을 넘어, 유럽 산업정책과 재정정책의 방향까지 바꾸고 있다. 동맹 내부의 균열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 지원의 속도와 비용 분담, 대러 협상 가능성을 두고 여전히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의 단합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방위비와 미국산 무기 구매를 압박하는 메시지도 유지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안보 공약을 원하면서도, 미국 정치 변화에 따라 지원 방향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의 독자 방위 역량 강화 논의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제 한 지역의 전쟁을 넘어 서방 안보 체제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장기 과제가 됐다. 나토의 이번 결정은 단기적으로 우크라이나의 방어력을 보강하겠지만, 러시아의 반발과 확전 위험도 함께 키운다. 향후 몇 달은 지원 물량이 실제 전장에 도착하는 속도, 러시아의 에너지·사이버 보복 가능성, 미국 내 정치 여론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서방은 억지와 확전 관리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어려운 국면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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