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달러 넘게 하락…이란 추가제재 발표 앞 차익실현

국제유가가 미국의 대이란 추가 제재 발표를 앞두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배럴당 1달러 넘게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93달러대로 내려왔고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도 85달러대로 밀렸다. 최근 몇 주간 미국과 이란의 갈등,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감소를 반영해 유가가 빠르게 올랐던 만큼 투자자는 새 제재의 실제 강도를 확인하기 전에 일부 이익을 확정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가격이 하락했다고 공급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운송의 핵심 통로이며 최근 통항량은 정상 시기보다 크게 줄어 있다. 선박이 공격받지 않더라도 보험료와 위험수당이 오르고 출항이 지연되면 실질적인 운송비가 상승한다. 기준유가가 내려도 정유사가 실제로 원유를 인도받는 비용은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금융기관을 광범위하게 제재하면 이란산 원유의 공식 수출량은 더 줄어들 수 있다. 시장은 중국과 아시아의 정유사들이 얼마나 거래를 유지하는지, 우회 수송과 비달러 결제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주목하고 있다. 제재가 엄격하게 집행될수록 단기적인 공급부족 우려가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세계 경기의 둔화는 유가 상승을 제한한다. 미국 소비가 약해지고 중국의 내수가 둔화하면 휘발유와 디젤, 석유화학 원료의 수요 증가세가 낮아질 수 있다. 높은 유가 자체도 소비자와 기업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요인이다. 원유시장은 중동의 공급위험과 세계의 수요 둔화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가격을 당기는 구조다. 향후 유가의 방향은 제재 발표 자체보다 실제 선박 흐름과 이란산 수출량, 걸프 국가의 대응에 달려 있다. 이란이 이라크 원유를 운반하는 일부 유조선의 호르무즈 통과를 허용한 것은 제한적인 통항이 가능하다는 신호다. 그러나 미·이란 협상이 재개되지 않고 해협의 상업운송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면 유가는 작은 군사적 사건에도 다시 급등할 수 있다. 정유사와 항공사, 해운회사는 단기 가격 하락만 보고 위험이 해소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중동 정세가 불안한 동안에는 선물가격과 현물 운송비, 보험료를 함께 관리해야 하며 재고 수준과 대체 공급선 확보가 기업의 비용 안정성을 좌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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