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경제 고립’ 압박 강화…제3국 거래까지 제재 확대

미국이 이란의 경제적 수입원을 차단하기 위한 제재 범위를 제3국 기업과 금융기관으로 넓히면서 중동 갈등이 군사전과 경제전이 결합된 장기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란과 거래를 지속하는 기업과 국가가 미국 금융시장과 거래망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신호를 강화했다. 직접적인 군사행동만으로 이란의 행동을 바꾸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원유 판매와 해운, 금융결제를 동시에 압박해 정부의 외화수입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이번 조치의 효과는 이란과 실제로 거래하는 중국과 인도, 주변 중동 국가의 대응에 달려 있다. 이란은 오랜 제재 기간 동안 할인 원유 판매와 중개회사, 비달러 결제, 선박 간 환적 등 다양한 우회수단을 구축해왔다. 미국이 2차 제재의 적용 범위를 넓히면 정유사와 은행, 해운회사 입장에서는 거래 자체의 수익보다 미국 시장에서 제재를 받을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거래 상대방의 자발적인 이탈을 유도하는 것이 미국이 기대하는 핵심 효과다. 인도 기업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두바이와 걸프지역은 인도와 이란 사이의 상품교역과 금융결제에서 중요한 중계 역할을 해왔는데 지역 국가들이 이란과의 거래를 축소하면 기존 공급망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의약품과 식품처럼 인도적 성격이 강한 품목도 결제와 운송을 담당하는 은행·선사가 위험을 피하면 실제 교역이 위축될 수 있다. 이란 경제에는 이미 높은 물가와 환율 불안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추가 제재가 원유 수출과 외화 유입을 더 줄이면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정부의 재정 여력도 약해질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 압박이 반드시 외교적 양보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란이 오히려 해협 통제나 주변국 압박을 강화하면 국제 에너지 시장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커진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석유제품 운송의 핵심 통로라는 점에서 가장 민감한 변수다. 실제 봉쇄가 없더라도 공격과 나포 위험이 높아지면 보험료와 선박 임대료가 상승하고 선주가 운항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원유 생산량이 충분하더라도 필요한 지역으로 제때 운송하지 못해 공급 부족과 비슷한 가격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앞으로 시장은 미국이 중국과 주요 교역국에 제재를 얼마나 강하게 집행하는지, 이란의 원유 수출량과 통화 가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주목할 전망이다. 경제 압박이 협상 재개의 계기가 되면 유가와 해운 위험 프리미엄이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제재와 해상 보복이 맞물리면 중동 갈등은 세계 물가와 금리까지 압박하는 장기적인 경제 변수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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