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국정 교과서에 대한 미 대표적 싱크탱크도 비판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에 대해 국외에서도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외동포들이 지난 2일부터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한 데 이어, 미국의 유명 싱크탱크 전문가도 13일(현지시각) 공개적으로 교과서 국정화에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캐서린 문 한국석좌는 이날 ‘역사적 관점에서 본 한-미 정상회담’이란 주제의 학술회의에서 한국의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것은 나쁜 조처다. 아주 간단하다”며 “이것은 민주적 조처가 아니라고 말하는 많은 한국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학술회의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맞아 역대 한-미 정상회담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렸다.


문 석좌는 “창조적인 교과서 제작자나 교사, 교육부 관료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그것은 단순히 교과서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고, 대안적 관점을 어떻게 진지하게 제공해야 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것들은 우리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민주주의 기본 요소들”이라고 덧붙였다.


문 석좌는 학술회의를 마친 뒤 ‘교과서 국정화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조처 아니냐’는 <한겨레>의 질문에 “동의한다”고 다시 한번 밝혔다. 문 석좌는 “정부가 교과서를 강제할 수 없다. 교과서를 제공할 수도 없다”며 “일본조차도 한가지 교과서만 강제하지 않는다. 몇가지 선택지를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교과서 국정화가 ‘독재적 발상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동의를 표시한 뒤, “박 대통령이 그런 문제에서 도망갈 수 없다. 정직하게 마주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박 대통령이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석좌는 학술회의에서 “(한국과 미국의) 교육시스템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미국적 관점으로만 비교할 수는 없다”면서도 “한국은 중앙집권적인 체제이기 때문에 지방정부들이 여러 종류의 필요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웨슬리대학의 정치학과 교수였던 문 석좌는 지난해 6월 에스케이(SK)그룹과 국제교류재단의 출연으로 만들어진 브루킹스연구소의 한국석좌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박근혜 정부의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재외동포들의 서명 참가자도 이날 27개국 3000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지난 2일부터 “대한민국의 오늘과 미래를 위해, 그리고 바른 역사 교육을 통한 재외동포들과 미래 세대들의 바른 가치관 정립을 위해” 서명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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