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가전제품 비교분석
02/18/19갈수록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해외직구 소비가 늘고 있다. 전년대비 5배까지 올랐다는 분석석도 있고, 삼성이나 LG등 TV 가격이 두배 이상 차이가 난나는 보도도 있다. 이에 해외직구로 가전제품을 살경우를 비교해 봤다.
◆170만원 가격 차이에... TV 해외직구 도전
기자는 수년간 스피커, 청소기, 빔프로젝터 등 다양한 제품을 직구 해왔다. 하지만 TV처럼 크고 비싼 제품은 좀처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관세는 어쩌지’ ‘오다가 파손이라도 되면?’ ‘A/S는 어렵지 않을까’ 등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만원이 넘는 가격 차이는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먼저 구매를 희망한 LG전자 65인치 OLED TV를 비교해봤다. 한 미국 수출용 해외모델(OLED65C8PUA)의 인터넷 최저가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259만8000원. 비슷한 사양의 국내모델(OLED65C8GNA)의 인터넷 최저가는 400만원 중반 대였다. 두 달이 흐른 뒤 가격 차이는 점차 좁혀졌다. 16일 기준 해외모델 인터넷 최저가는 259만8000원으로 동일했으나 국내모델은 가격이 조금 내린 426만7702원으로 약 170만원 차이가 났다.
◆쉽고 빠른 ‘해외구매대행’... 국내 제품 구매와 비슷
최근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로 눈을 돌리는 큰 이유, 직구 과정이 ‘누워서 떡 먹기’ 수준으로 쉬워졌다. 요즘엔 G마켓, 옥션 등 오픈마켓이나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소셜커머스 등에서 너나 할 것 없이 해외구매대행 서비스를 내놓았다. 복잡하게 ‘구대지(구매대행지)’ ‘배대지(배송대행지)’ 등을 찾거나 해외결제용 카드를 따로 마련해 놓을 필요도 없었다. 해당 온라인쇼핑몰에서 제공하는 쿠폰 할인 및 카드 무이자 혜택이 있다면 똑같이 적용도 가능했다.
기자가 구매한 상품은 관부가세 및 배송비 포함이라 추가로 지불할 비용도 없었다. 배송 후 업체 소속 전문 설치기사까지 찾아와 설치를 해줬다. 하나 다른 점은 주문 시 ‘개인통관고유번호’를 입력해야 한다는 것. 이는 관세청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발급 가능했다.
단 기다림은 길었다. 보통 2~3일이면 도착하는 국내 배송 서비스에 익숙해져서인지 2주는 인고의 시간이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다음 날 업체로부터 ‘해피콜’(주문 확인 전화)을 받았고 설치 일자와 시간을 맞추자 배송과 동시에 설치기사가 방문했다. 기본 스탠드형 설치비는 무료였으며 벽걸이는 추가금이 들었다.
◆음성명령, 지상파 UHD 수신 등 못 해... “큰 불편함 없다”
전자제품이라 구매 전 전압 차이도 신경쓰이는 부분이었다. 미국 제품의 전압은 110~120V인 반면 국내 제품은 220V다. 다행히 해당 모델은 ‘프리볼트(110~220V 전압에서 사용이 가능)’ 제품으로 소위 ‘돼지코’라 불리는 변환플러그만 꽂으면 쉽게 사용 가능해 문제가 없었다. 심지어 설정에서 언어를 ‘한국어’로 설정하면 모든 메뉴를 한글로 볼 수 있다. 사용과정에서 해외모델이라 불편한 점은 크게 느끼지 못했다.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가 없진 않다. 국내모델은 국내 생산, 해외모델은 멕시코 생산이다. 모두 국내 제조사에서 A/S(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보증 기간이 전자는 2년, 후자는 1년이다. 또한 해외모델은 국내 지상파 UHD방송을 볼 수 없고 인공지능(AI) 기능인 ‘ThinQ’를 쓸 수 없었다. 다만 기자는 케이블방송 서비스를 가입해 놓았고 음성명령 서비스를 잘 쓰지 않아 개의치 않았다.
또한 해외모델은 유튜브(Youtube), 넷플릭스(Netflix) 등 애플리케이션(앱)이 탑재돼 있었지만 티빙(Tving), 푹(pooq) 등 국내 TV 방송 콘텐츠 앱은 설치가 불가능했다. 지난해 출시한 모델부터 제조사 측에서 국가코드 변경을 막아놓았다고 알려졌다. 그 전 모델들은 약간의 ‘꼼수’로 국가코드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변경해 앞서 언급한 앱들을 실행할 수 있었다.
해외모델을 구매해 가장 번거로운 점을 꼽자면 리모콘을 케이블 셋톱박스용과 TV용으로 2개 써야한다는 점이었다. 단 유튜브, 넷플릭스 이용이 아니면 대부분의 조작은 셋톱박스용 하나로 충분했다. 기자 입장에선 170만원 차익을 위해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불편함이었다. 하지만 선택은 소비자의 몫.
16일 관세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16억3500만 달러(한화 1조8450억원)에 달하던 해외직구 시장은 2017년 21억1000만달러(한화 2조3811억원), 2018년 약 30억달러(한화 3조3855억원)로 증가했다. 기자와 같은 선택을 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