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오만, 호르무즈 임시항로 협상…기뢰 제거도 합의
08/27/26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을 관리하기 위한 임시 항로 조성 협상을 다시 시작하면서 중동 해상운송 정상화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양국은 최근 회담에서 공동 임시 항로를 설정하고 해당 수역에서 기뢰를 제거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운송의 약 5분의 1이 지나던 핵심 수로였지만, 미·이란 충돌 이후 상업선박 운항이 크게 위축됐다. 군사적 충돌이 이전보다 줄어든 상황에서도 선사와 보험사가 통항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해 정상적인 물류 회복은 더디게 진행돼왔다.
오만은 오랫동안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왔고, 해협의 남쪽 입구를 공유하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실제 통항 관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번 협의는 완전한 평화협정보다 실무적인 해상 안전조치부터 먼저 복구하려는 접근에 가깝다. 항로를 명확하게 지정하고 기뢰 위험을 낮추면 선박의 위험평가와 보험료 산정이 쉬워지고, 원유와 석유제품을 실은 유조선이 다시 통항을 늘릴 수 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정치적 대립은 해소되지 않았다. 미국은 이란의 원유판매와 금융거래를 더 압박하기 위해 제3국 기업을 겨냥한 추가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고, 이란은 이를 경제적 고립을 노린 불법적인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해협에서 실무협력이 진전되더라도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 지역 군사활동을 둘러싼 협상이 막혀 있으면 작은 사건이 다시 긴장을 높일 수 있다.
에너지 시장은 임시 항로 논의 자체보다 실제 통항량이 회복되는지를 확인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유가는 최근 미국의 추가 제재가 즉각적인 공급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하락했지만, 호르무즈의 물동량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해상운임과 보험료에 위험 프리미엄이 계속 붙는다. 특히 아시아의 원유·가스 수입국은 생산량보다 운송의 안정성을 더 민감하게 볼 수밖에 없다.
기뢰 제거도 중요한 과제다. 군사적으로 기뢰를 제거했다고 발표해도 상업선박이 안전하다고 판단하려면 항로별 탐색과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유조선 한 척이 사고를 당하면 다른 선사들이 즉시 운항을 중단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적인 정보공유와 긴급 구조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오만이 중립적 조정자로 참여하는 이유도 이런 신뢰를 만드는 데 있다.
이번 협상이 성공하면 호르무즈 문제를 정치협상과 분리해 제한적으로 관리하는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 반대로 미국의 제재 확대와 이란의 보복이 다시 맞물리면 임시 항로는 상징적인 조치에 그칠 수 있다. 앞으로는 항로 개통 시점과 실제 선박 통항량, 보험료와 해상운임 변화가 중동 긴장 완화의 실질적인 지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