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거리에 별이 51개가 그려진 성조기가 나붙는 이유.

미국 국기인 성조기에는 별이 50개 그려져 있다. 이 50개 별은 미합중국을 구성하는 50개 주를 상징하는데 요즘 워싱턴 D.C. 거리에 별이 51개가 그려진 성조기가 등장했다.

백악관과 연방 의사당을 잇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길가에 51개 별이 그려진 이색 성조기가 나부끼고 있다. 모두 140개에 달하는 이 특별한 성조기는 워싱턴 D.C. 정부가 준비했다.

오는 19일에 연방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에서 워싱턴 D.C.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승격시키는 문제에 관한 청문회가 열린다. 청문회를 앞두고 분위기를 고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뮤리엘 바우저 시장 등 워싱턴 D.C. 시 정부 관리들은 16일, 이층 버스를 타고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행진한 뒤, 의사당 근처에서 집회를 열었다.

연방 의회에서 관련 청문회가 열리는 것은 지난 1993년이후 26년 만에 열린다. 엘레노어 홈스 노튼 워싱턴 D.C. 대표가 발의한 H.R.51을 논의하게 되는데 이 법안은 워싱턴 D.C.를 주로 승격하고 연방 상원의원 2명과 연방 하원의원 1명을 선출할 자격을 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워싱턴 D.C.가 주로 승격하길 바라는 것은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이란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워싱턴 D.C. 자동차 표지판에 쓰여있는 이 말은 ‘대표 없는 납세 의무’란 뜻인데 다른 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연방 세금을 내는데 자신들을 대표할 연방 의원이 없다는 건 부당하다는 불만을 반영한 것이다.

워싱턴 D.C.는 하원에 1명, 상원에 2명을 선출하기는 한다. 그러나 워싱턴 D.C.주민들에게는 표결권이 없다. 따라서 워싱턴 D.C. 주민들이 제대로 권리 행사를 할 수 없다는 비판이 계속 나왔다. 하지만 그동안 노력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는데 1993년에는 하원 본회의에까지 올랐지만, 277-153, 큰 표차로 부결됐다.

과연 이 법안이 연방 의회를 통과해서 워싱턴 D.C.가 주로 승격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하원에서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H.R. 51은 하원 의원 217명이 공동 발의했는데 하원 통과에 필요한 218명에서 한 표가 모자란다. 하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가 이미 이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하원은 쉽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원 상황은 쉽지 않다. 현재 상원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담은 법안이 추진되고 있는데 민주당 의원 30명이 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법안 통과에 필요한 51명에서 훨씬 못 미치는 건데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상원에서 이 법안을 처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매코넬 대표는 워싱턴 D.C.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곳이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논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D.C.를 주로 승격하면 결국, 연방 의회에서 민주당 의석을 늘리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또 워싱턴 D.C. 인구가 70만 명 정도밖에 안 되는데 다른 주와 마찬가지로 연방 상원의원 2명을 선출하게 한다면, 균형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워싱턴 D.C.보다 인구가 적은 주도 있다. 버몬트와 와이오밍이다. 하지만 이 두 주 역시 상원의원 2명과 인구 비례에 따른 하원의원 1명을 각각 연방 의회에 보내고 있다. 따라서 인구 대비 균형 문제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워싱턴 D.C. 측은 주장한다.

그외에도 사실 미국 헌법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연방 의회에 워싱턴 D.C.를 주로 승격할 자격을 주지 않았다는 주장이 헌법 학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는 반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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