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 매도 지속…고유가·정부부채가 장기금리 끌어올려
09/04/26세계 채권시장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미국과 일본, 유럽의 장기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은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자체보다 중동의 유가상승과 각국의 재정적자, 대규모 국채공급을 더 크게 반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높은 수준을 오가고 일본과 독일, 영국에서도 장기금리가 수년 또는 수십년 만의 고점권에 접근했다.
미국의 가장 큰 부담은 40조달러를 넘은 국가부채와 계속되는 재정적자다. 정부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갚고 새로운 지출을 충당하려면 대규모 국채를 지속적으로 발행해야 한다. 투자자가 공급 증가를 감당하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면 정부의 이자비용이 늘고 주택담보대출과 회사채 금리도 함께 상승한다.
국제유가 상승도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원유와 휘발유, 항공유가 비싸지면 소비자물가와 기업의 운송비가 오르고 중앙은행이 금리를 빠르게 낮추기 어려워진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이어질 경우 투자자는 단기적인 유가상승보다 장기 인플레이션 위험을 더 크게 반영할 수 있다.
AI 인프라 투자 역시 채권시장과 연결된다. 대형 기술기업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망에 수천억달러를 투자하면서 회사채와 프로젝트 금융의 수요가 늘고 있다. 우량 기술기업의 채권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면 일부 투자자는 국채보다 회사채를 선택할 수 있어 정부채권도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한다.
일본의 금리 상승은 글로벌 자금흐름에도 영향을 준다. 일본 투자자는 오랫동안 낮은 국내금리 때문에 미국과 유럽 채권을 대량 보유해왔다. 일본 국채의 수익률이 올라가면 해외자산을 줄이고 자금을 국내로 되돌릴 유인이 생기며 이는 미국과 유럽 채권시장에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높은 장기금리가 오래 지속되면 주택과 상업용 부동산, 기업투자와 정부재정에 동시에 부담을 준다. 향후 시장이 안정되려면 유가와 물가가 낮아지고 정부의 재정경로에 대한 신뢰가 개선돼야 한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이런 구조적 문제가 남아 있으면 장기금리는 쉽게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