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우크라 협상 재개…3시간 회담에도 핵심 쟁점은 그대로
09/07/26러시아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고위급 협상을 다시 시작했지만 첫 회담에서 구체적인 돌파구는 나오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미국 측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를 만나 3시간 넘게 대화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회담을 유용하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으나 영토와 휴전, 안보보장과 제재 문제에서 합의가 이뤄졌다는 발표는 없었다. 미국 특사단은 러시아의 입장을 들은 뒤 우크라이나 측과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러시아는 최근 전선에서 확보한 군사적 우위를 협상력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휴전보다 우크라이나의 안보체제와 서방 군사지원,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의 지위를 함께 다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는 점령지를 사실상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방식의 합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출발점부터 차이가 크다.
미국은 협상을 다시 움직이게 만들기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연속으로 접촉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쪽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 조건을 찾고 단계적인 합의를 만드는 전략이다. 포괄적 평화협정이 어렵다면 공중공격 제한, 포로교환, 민간시설 보호와 같은 제한적 조치부터 합의하는 방안도 거론될 수 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과 러시아의 양자 협상만으로 전쟁 종식 조건이 결정되는 상황을 경계한다. 폴란드와 발트국가들은 러시아가 무력으로 확보한 영토를 인정받을 경우 향후 유럽 안보에 잘못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프랑스와 독일 역시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방위능력과 유럽의 제재정책이 협상 과정에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군사행동이 계속되는 점도 협상의 가장 큰 위험이다. 특사 방문을 전후해 일부 공중공격이 제한되더라도 전선에서는 전투가 이어지고 장거리 드론과 미사일 공격이 반복되고 있다. 작은 사건 하나가 협상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 외교적 접촉이 실제 휴전으로 이어지려면 일정 기간 상호 공격을 줄이는 신뢰조치가 필요하다.
이번 회담의 의미는 전쟁이 끝날 단계에 도달했다는 데 있지 않고 고위급 대화채널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목표가 여전히 크게 다른 만큼 단기간에 포괄적인 평화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은 낮다. 다만 미국이 양측을 직접 오가며 구체적인 조건을 조율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향후 협상의 속도와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협상 과정에서 경제문제가 함께 논의되는 점도 주목된다. 전쟁 종식 이후 에너지와 투자, 금융관계의 일부를 복원할 수 있다는 기대가 러시아 내부에 존재하지만 제재의 상당 부분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다른 국가의 정책과 연결돼 있다. 따라서 경제적 유인을 평화협상의 카드로 활용하려면 다자간 조율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