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EU 협상 재개 국민투표…어업·통화가 최대 쟁점

아이슬란드가 유럽연합 가입협상을 다시 시작할지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면서 유럽 통합을 둘러싼 국내 논쟁이 정점에 이르렀다. 이번 투표는 EU 가입 자체를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2013년 중단된 협상을 재개할지를 결정하는 첫 단계다.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어업과 생활비, 국가주권과 안보가 표심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됐다. 아이슬란드는 이미 유럽경제지역과 솅겐협정을 통해 EU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기업은 단일시장에 접근하고 국민은 자유로운 이동의 혜택을 누리지만 EU의 정책결정 과정에는 직접 참여하지 못한다. 찬성 측은 이미 상당수 유럽 규정을 적용받는 상황에서 의사결정권까지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장 민감한 분야는 어업이다. 아이슬란드는 수산업이 수출과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배타적경제수역의 어획권을 국가주권의 핵심으로 본다. EU 공동어업정책에 참여하면 쿼터와 관리방식을 유럽 체계와 조정해야 할 수 있어 반대 측은 자국 어민의 권한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통화와 생활비 문제도 중요하다. 아이슬란드 크로나는 작은 개방경제의 통화라 외부 충격에 따라 환율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 높은 금리와 수입물가 부담이 이어지면서 EU와 더 깊이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지만, 독자적인 통화정책과 환율조정 능력을 유지해야 위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반론도 강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극권 경쟁은 안보논의를 강화했다. 아이슬란드는 이미 NATO 회원국이지만 EU 외교·안보정책에 더 깊이 참여하면 북극과 해양안보 문제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대 측은 기존 NATO와 유럽경제지역 체제로도 충분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맞선다. 협상 재개가 결정되더라도 실제 가입까지는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어업과 농업, 환경규제와 예산분담을 놓고 다시 협상해야 하고 최종 조건은 별도 국민투표를 거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투표는 아이슬란드가 유럽통합을 향해 다시 움직일지 여부를 가르는 정치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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