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대만해협 긴장…“충돌 땐 세계경제 치명타”
09/11/26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국제정치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대만 주재 사실상 대사 역할을 하는 고위 외교대표는 타이베이에서 열린 안보 포럼에서 대만해협에서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인명 피해뿐 아니라 세계경제 전체에 가해질 충격이 매우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반도체와 해운, 보험, 금융시장처럼 대만과 동아시아 공급망에 깊게 연결된 산업은 단기간에도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이달 예정된 미국과 중국 정상 간 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측은 정상회담을 오판과 우발적 충돌을 줄이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핵심 이익으로 규정하고 통일 문제에서 외부 개입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대만 정부는 스스로의 방위 능력을 강화해야 평화를 지킬 수 있다며 군사 현대화와 민방위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만의 내년도 국방비는 처음으로 1조 대만달러를 넘는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중국군의 항공·해상 활동 증가와 미사일 전력 확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도 대만에 무기와 방어체계를 제공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미국의 군사지원을 내정 간섭으로 비판하고 있어 양측의 전략적 불신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경제 측면에서는 대만해협이 세계 제조업과 무역의 주요 동맥이라는 점이 위험을 키운다. 대만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잇는 항로는 에너지와 완제품 운송에 필수적이다. 실제 충돌이 없더라도 군사훈련 확대나 항로 통제 가능성만으로 해운 보험료와 운송비가 오르고 기업이 재고를 늘리는 등 비용이 커질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아시아 통화와 기술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미·중 양국이 정상회담에서 모든 쟁점을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위기 관리 장치를 재가동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군사 핫라인과 고위급 외교채널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면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대만 문제를 둘러싼 메시지가 강경 경쟁으로 흐를 경우 양측 모두 국내정치적 부담 때문에 후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대만해협의 평화는 이제 지역 안보를 넘어 세계 공급망과 금융안정을 좌우하는 국제경제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