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홍해 공세 확대…미국, 이란전쟁 속 ‘두 번째 해협’ 딜레마
09/14/26예멘의 친이란 후티 세력이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주변에서 공세를 확대하면서 미국과 걸프 국가들의 전략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미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과 미국의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라비아반도 반대편의 해상 통로까지 위협받으면서 세계 에너지와 교역 흐름이 두 곳의 병목에 동시에 노출됐다. 미국은 중동에 군사자산을 추가 투입할지, 사우디아라비아 등 지역 동맹국의 대응을 지원하는 수준에 머물지를 놓고 어려운 선택을 하고 있다.
바브엘만데브는 홍해를 거쳐 수에즈 운하로 연결되는 항로의 남쪽 관문이다.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LNG 운반선이 이용하며 이 통로가 불안해지면 선박들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장거리 항로를 선택해야 한다. 항해기간이 늘어나면 같은 화물을 운송하는 데 필요한 선박 수가 증가하고 연료비와 보험료, 선원비용이 함께 상승한다.
후티 세력은 수년간 드론과 미사일을 활용해 홍해 선박과 사우디 관련 시설을 위협해 왔다. 최근에는 지상에서도 전략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며 해협 통제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후티가 호르무즈 위기와 동시에 움직일 경우 이란이 직접 모든 해상로를 통제하지 않더라도 지역 전체의 운송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미국의 선택은 쉽지 않다. 이미 이란과의 장기 충돌로 병력과 무기재고, 방공자산에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예멘에 다시 대규모 군사개입을 할 경우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 반대로 대응을 제한하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등 동맹국이 미국의 안보 보장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현재 미국은 정보 공유와 방어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선박 공격이 늘어나면 직접 개입 요구가 커질 수 있다.
홍해의 불안은 중동 지역의 군사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유럽의 수입물가와 아시아의 수출 운송비, 식량과 에너지 가격에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는 이미 높은 유가와 금리 부담을 겪고 있어 장거리 우회운항이 장기화되면 제조업과 소비자물가에 추가 압력이 생길 수 있다. 후티의 공세가 지속되는지 여부는 중동 전쟁의 범위와 세계 무역비용을 동시에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